Genesis GMR-001 Hypercar

Genesis · LMDh · 2026년 데뷔 · LMU
2026년 6월 14일 오후, 라 사르트 서킷의 24시간이 끝났다. 체커기 아래로 들어온 차들 중 13번째 자리에 오렌지색 프로토타입 한 대가 있었다. 옆구리에는 한글로 "마그마"라고 적혀 있었고, 노즈에는 태극기가 붙어 있었다.
한국 제조사가 르망 24시를 완주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다.
그 차가 GMR-001 Hypercar다. 그리고 지금, Le Mans Ultimate에서 아무 추가 결제 없이 탈 수 있다.
이 차는 Genesis가 만들지 않았다
조금 도발적인 문장이지만, 절반은 사실이다.
GMR-001은 LMDh 규정으로 만들어졌다. 같은 하이퍼카 클래스 안에서 Toyota GR010이나 Ferrari 499P가 따르는 LMH는 제조사에게 섀시부터 백지에서 그릴 자유를 준다. 대신 돈이 무섭게 든다. LMDh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 핵심 부품을 공용으로 못 박아두고 비용을 눌렀다.
| 구성 | 누가 만드나 |
|---|---|
| 섀시 | ORECA — LMP2 기반 카본 모노코크 |
| 기어박스 | Xtrac 7단 시퀀셜 |
| 하이브리드 MGU | Bosch, 후륜 50kW |
| 배터리 | Williams Advanced Engineering |
| 타이어 | Michelin (클래스 단일 공급) |
| 엔진 | Genesis G8MR 3.2L 트윈터보 V8 |
스파에서 찍힌 #17 사진의 뒤쪽 펜더를 확대해보면 작게 ★ORECA 뱃지가 붙어 있다. 제조사 워크스 팀 차에 다른 회사 로고가 당당히 붙어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숨길 것이 아니라 규정 그 자체다.
전체 출력 680마력(507kW), 토크 637Nm, 최저 중량 1,030kg. 길이 5,000mm, 폭 2,000mm, 휠베이스 3,150mm.
그럼 Genesis가 만든 건 뭔가
세 가지다. 엔진, 바디워크, 그리고 얼굴.

사진: Alexander Migl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정면에서 보면 바로 걸리는 게 있다. 두 줄로 그어진 LED 램프. G80을 타봤거나 길에서 GV80을 본 사람이면 안다. Genesis 양산차의 시그니처인 '두 줄 램프'가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에 그대로 옮겨져 있다.
이건 규정이 시킨 게 아니다. 르망 프로토타입에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용 장비지, 브랜드 홍보물이 아니다. 브랜드가 우겨서 넣은 것에 가깝다. 그리고 그게 정확히 이런 프로그램에 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24시간 동안 TV에 잡히는 실루엣이 쇼룸의 실루엣과 같아야 의미가 있다.
노즈 아래에는 Genesis의 날개 엠블럼이, 캐노피 위에는 드라이버 세 명의 이름이, 사이드에는 B&O 로고가 있다. 스테레오가 없는 차에 오디오 브랜드 로고가 붙어 있는 건 좀 웃기지만, 양산차와 파트너를 공유한다는 신호다.
엔진은 랠리카에서 왔다
여기가 이 차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다.
G8MR은 백지에서 나온 엔진이 아니다. Hyundai Motorsport가 WRC에서 굴려온 1.6L 직렬 4기통 터보를 뿌리로 삼아, 부품의 약 60%를 공유하는 3.2L 트윈터보 V8로 키운 물건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랠리 엔진과 내구 레이스 엔진은 요구 조건이 정반대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겹치는 지점이 있다.
랠리카 엔진은 자갈과 눈과 진흙을 먹고, 하루에 온도가 널뛰고, 정비 시간이 분 단위로 제한된 서비스 파크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스테이지 사이에 엔진을 열어볼 수 없다. 그 조건에서 축적한 신뢰성 데이터가 24시간 내구 레이스로 그대로 넘어온 셈이다.
숫자로도 나온다. 개발 과정에서 엔진 한 기가 약 9,000km를 무교체로 버텼다. 르망 24시 한 번의 총 주행거리가 대략 5,000km 안팎이라는 걸 생각하면, 르망을 한 번 반 뛰고도 멀쩡했다는 뜻이다.
개발 타임라인
- 2024년 9월 — Hyundai가 Genesis 브랜드로 LMDh 참가를 발표. 섀시 파트너 ORECA 확정.
- 2024년 12월 — 두바이에서 공식 공개. 팀 이름은 Genesis Magma Racing.
- 2025년 2월 — G8MR V8 첫 시동. 계획한 일정에서 하루도 밀리지 않았다.
- 2025년 4월 — 실물 크기 GMR-001 공개.
- 2025년 8월 — 섀시와 파워트레인 최초 결합. Circuit Paul Ricard에서 첫 셰이크다운.
- 2025년 9월 — Algarve에서 32시간 연속 내구 테스트. 르망보다 8시간 길게 돌린 것이다.
- 2025년 12월 — 드라이버 라인업 확정.
- 2026년 4월 — 이몰라에서 데뷔전.
트랙 테스트 총 주행거리는 약 25,000km. WEC 캘린더와 성격이 비슷한 서킷들을 골라 돌렸다.
리버리에 한글이 있다
GMR-001은 2026년에 리버리를 두 번 입었다.
시즌 리버리는 짙은 건메탈 그레이 바탕이다. 얼핏 밋밋해 보이지만, 빛을 비스듬히 받으면 보디 표면에 톤온톤으로 새겨진 한글 "마그마" 레터링이 드러난다. 정면에서는 안 보이고 특정 각도에서만 나타나는 방식이다.
이 리버리에는 실용적인 장치가 하나 더 있다. 두 대를 색으로 구분한다.
- #17 — GENESIS 워드마크와 로고가 오렌지
- #19 — 같은 자리가 흰색

사진: MarcelX42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내구 레이스 중계를 보다 보면 같은 팀 두 대가 헷갈려서 누가 몇 위인지 놓치는 일이 흔하다. 위 사진의 흰 글씨와 맨 위 사진의 오렌지 글씨를 비교해두면, 다음에 중계를 볼 때 한 번에 갈린다.
르망 스페셜 리버리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사진: T GOUREA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앞쪽의 마그마 오렌지에서 뒤로 갈수록 딥 레드로 넘어가는 그라데이션. 팀 설명에 따르면 두 가지를 동시에 노린 배색이다. 하나는 고성능 엔진의 온도가 올라가는 감각, 다른 하나는 차가 눈앞을 스쳐 지나갈 때 소리가 변하는 도플러 효과다. 색으로 소리를 표현하겠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시즌 리버리에서 숨어 있던 한글 "마그마"가, 여기서는 대놓고 드러난다. 사진의 노즈와 사이드에 보이는 붉은 각진 무늬가 그것이다.
Genesis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Luc Donckerwolke — Lamborghini와 Bentley를 거친 그 사람 — 는 이 디자인을 "팬들의 피드백을 실제로 반영한 과감한 진화"라고 설명했다. 기술 파트너로는 랩핑 전문 업체 HEXIS가 붙었다.
색 선택의 뿌리는 한반도의 화산 지형과 "표면 아래의 힘"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마케팅 언어이긴 하지만, 적어도 팀 이름(Magma)부터 차 이름(GMR-001), 리버리, 한글 레터링까지 한 줄로 꿰어져 있기는 하다.
드라이버
#17 — Pipo Derani 🇧🇷 / Mathys Jaubert 🇫🇷 / André Lotterer 🇩🇪
#19 — Paul-Loup Chatin 🇫🇷 / Mathieu Jaminet 🇫🇷 / Daniel Juncadella 🇪🇸
주목할 이름은 André Lotterer다. Audi 시절 르망 24시 3회 우승자. 신생 프로그램이 가장 먼저 사야 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이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라는 뜻이다. 새벽 3시에 차가 이상해졌을 때, 처음 겪는 팀과 세 번 이겨본 드라이버 중 누가 판단이 빠른지는 명확하다.
Jaminet과 Juncadella는 각각 Porsche와 Mercedes GT 프로그램에서 오래 뛴 내구 레이스 전문가다. Jaubert는 상대적으로 젊은 축이다.
2026 데뷔 시즌
이몰라 6시간 — 시즌 개막전이자 GMR-001의 첫 레이스. 완주가 목표였고, 데이터 수집이 실제 목적이었다.
스파 6시간 — #17이 8위로 들어오며 팀의 첫 WEC 포인트를 획득했다. 두 번째 레이스 만이다.
르망 24시 — 그리고 통산 세 번째 출전에 24시간 레이스를 맞았다. 보통은 이렇게 안 한다. 신생 LMDh 프로그램이 데뷔 두 달 만에 르망을 뛰는 건 일정표가 그렇게 짜여 있어서지, 준비가 끝나서가 아니다.
예선은 놀라웠다. 두 대 모두 톱10. Chatin이 6위, Lotterer가 9위. 데뷔 시즌 신생 팀이 하이퍼카 그리드 앞쪽에 붙었다.
결승은 갈렸다.
#17은 미드필드에서 버티다가 일요일 아침 서스펜션 문제로 리타이어했다. 24시간 레이스에서 일요일 아침은 가장 잔인한 시간대다. 밤을 다 넘기고 결승선이 보이기 시작할 때 차가 멈춘다.
#19는 레이스 중 엔진 셧다운을 두 번 겪었다. 그러고도 372랩을 완주해 종합 13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순위표만 보면 평범한 숫자다. 하지만 데뷔 시즌 LMDh 프로그램이 첫 르망에서 세우는 목표는 대개 하나로 정해져 있다. 완주. 그 목표는 달성했고, 그 한 대는 한국 제조사가 이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결승선을 넘은 차가 됐다.
Genesis는 2027년부터 IMSA SportsCar Championship GTP 클래스에도 나선다. 같은 차로 대서양 양쪽을 뛰게 된다.
LMU에서 타보기
여기서부터가 우리 얘기다.
GMR-001은 v1.3 업데이트로 Le Mans Ultimate에 들어왔다. 두 가지가 특이했다.
첫째, 실차가 이몰라에서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이었다. 게임 안에서 먼저 탈 수 있었던 셈이다.
둘째, 전 플레이어 무료였다. 하이퍼카가 유료 DLC로 나오는 게 보통인 게임에서 그냥 풀렸다.
- 처음 들어온 것은 Lotterer / Derani / Jaubert의 #17 리버리
- 핫픽스 v1.3.1.0에서 #19 추가
- 온라인 스케줄에 Magma Flow 데일리 레이스 신설 — 스파, 45분, 고정 셋업
주목할 점은 모델링 방식이다. Motorsport Games가 사진 보고 만든 게 아니다. Genesis Magma Racing 엔지니어와 직접 붙어서 작업했고, Genesis 측이 서스펜션 세팅, 에어로 밸런스, 기어비 데이터를 넘겼다. 외형만 렌더에서 딴 게 아니라 핸들링 모델 자체를 실차 데이터로 맞췄다는 뜻이다.
처음 탈 때
고정 셋업 데일리 레이스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이유가 있다.
LMDh는 후륜 MGU로 하이브리드 출력을 넣는다. 코너 탈출에서 전기 토크가 뒷바퀴에만 얹히는 방식이라, 스로틀을 여는 타이밍과 양에 대한 차의 반응이 LMH와 다르다. 감각이 익기 전에 셋업을 건드리면 차가 이상한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구분이 안 된다.
고정 셋업 레이스는 그 변수를 없애준다. 모두가 같은 차로 달리니 남는 변수는 운전뿐이다. 스파는 고속 코너와 긴 직선이 섞여 있어서 하이브리드 배분 감각을 익히기에도 나쁘지 않다.
랩타임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그때 셋업 화면을 열자. 그 전에는 그냥 시간 낭비다.
랩타임을 기록했다면 랩타임 체커에 남겨두면 다음에 같은 조합으로 달릴 때 비교할 수 있다.
맨 위 대표 사진: MarcelX42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출처: Genesis Newsroom — GMR-001 공개, Genesis Newsroom — 엔진 첫 시동, Genesis Newsroom — 르망 데뷔 결과, 24h-lemans.com — 2026 르망 Genesis 데뷔, FIA WEC — 르망 스페셜 리버리, Genesis Newsroom — LMU 출시, Traxion — LMU 무료 추가, Wikipedia — Genesis GMR-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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